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의 전통, 신화, 민속,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테마 문화 복합공간입니다. 100만 제곱미터가 넘는 광대한 부지에 위치한 이 공원은 단순한 공원을 넘어 문화유산 교육의 장으로 활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공원의 핵심 전시 공간인 오백장군갤러리, 설문대할망전시관, 야외석문화전시장 세 곳을 중심으로 각각의 의미와 감상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오백장군갤러리 – 제주의 수호신을 기리는 신화적 예술 공간
제주돌문화공원 내에 위치한 오백장군갤러리는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제주 고유의 신화와 문화 정체성을 시각화한 신화적 예술 공간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갤러리는 전설 속 ‘오백장군’을 주제로 한 조형 예술을 통해 제주의 영웅적 민담을 재현하며, 섬을 수호해 온 신화적 기억을 시각적으로 복원하고 있습니다.
‘오백장군’은 제주 신화 속 거대한 여신 설문대할망이 낳은 500명의 아들에서 유래합니다. 이들은 제주의 산과 들, 바다, 마을을 수호하는 신령으로 전해지며, 단순한 민담을 넘어 제주의 집단적 기억에 깊이 뿌리내린 지역 창조 신화입니다. 이 신화는 제주의 지명과 지형, 마을 명칭과 의례 문화에도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갤러리는 이 신화를 예술로 구현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500개의 현무암 장군 조각상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각각의 조각상은 크기, 표정, 자세, 의상이 달라, 모든 장군이 고유한 성격과 임무를 지닌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이 조각들은 단순한 민속 공예품이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민족적 상상력을 시각화한 ‘기억의 오브제’입니다.
재료로 쓰인 현무암은 특히 상징성이 큽니다. 제주의 화산 지형을 대표하는 현무암은 섬의 돌문화의 핵심 재료로, 신화와 역사, 자연과 인간을 잇는 상징적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조각은 지역 장인들의 손으로 제작되었고, 일부는 지역 아동과 함께한 공동 조각 워크숍을 통해 탄생해, 이 갤러리가 지역민의 손으로 완성된 참여형 공간임을 강조합니다.
전시는 단순한 정적 전시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공간 경험으로 구성됩니다.
갤러리 외부에는 오백장군기념광장이 이어집니다. 원형 구조의 광장에는 동서남북과 중심을 의미하는 다섯 개의 돌탑과 중심 조각이 배치되어 있으며, 중심에는 설문대할망의 현대적 석상이 세워져 있어 사진 명소이자 사색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갤러리는 제주의 전통 무속 신앙을 시각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백장군은 단순한 군인이 아니라, 악을 물리치고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집니다. 실제로 지금도 제주 남부 지역에서는 ‘장군굿’이라는 제의가 열리며, 갤러리 내부에서는 이 제의를 디오라마와 영상 아카이브로 재현해 민속 신앙과 현대 예술의 학술적 접점을 제공합니다.
또한 이 공간은 신화와 민속학을 연구하는 학자들과 학생들에게도 소중한 교육 장소가 됩니다. 문화 해설사의 가이드 투어가 정기적으로 진행되어, 조각상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 상징, 조형 기법 등을 들으며 더욱 깊은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백장군갤러리는 제주의 신화, 예술, 공동 기억이 교차하는 상징적 장소입니다. 돌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람객은 신화와 현재, 자연과 인간, 예술과 공동체를 넘나드는 다층적 문화 경험에 초대됩니다. 제주 여행에서 진정한 ‘문화’와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이 갤러리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입니다.
설문대할망전시관 – 제주의 창조신을 중심으로 한 서사적 공간
이 전시관은 공원 내에서 가장 이야기 중심적이고 철학적 깊이가 있는 공간입니다. 설문대할망은 제주의 창조 신화 속 중심인물로, 바다를 걸으며 한라산과 오름, 바위, 섬을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녀는 모성애, 자연 숭배, 조상 신앙을 상징하며, 전시관은 이 주제에 맞춘 종합적 전시를 제공합니다.
전시는 세 개의 주제 영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설문대할망의 신화와 전설’ – 제주의 대표 민담 10여 개를 멀티미디어와 전통 디오라마를 통해 재현하며, 한라산이 거대한 솥을 엎어 생겼다는 이야기를 실물 크기 모형으로 표현해 생생함을 더합니다.
‘제주 여성문화’ – 해녀, 여성 농민, 어머니의 삶을 조명하며, 실제 도구, 의복, 인터뷰 영상을 통해 신화 속 모성과 현대 여성의 삶을 연결 지어 보여줍니다. 교육 및 연구 목적 방문자에게 유익한 공간입니다.
‘자연의 순환과 설문대할망’ – 창조와 파괴, 여성성과 자연의 생명력을 시각화한 미디어 전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주 무속에서 설문대할망이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임을 반영해 제의 제단 모형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관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오디오 가이드를 갖추고 있어 외국인도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으며, 감성적이면서도 지적 자극을 주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야외석문화전시장 – 살아 있는 제주 민속과 화산석 문화의 박물관
제주돌문화공원 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야외석조전시장 정원은, 제주 고유의 화산암 문화와 민간 신앙이 조각 예술을 통해 구현된 광대한 야외 조각 정원입니다. 이 정원은 신성석 구역, 마을 제단 구역, 조상 숭배 구역, 풍요 기원 구역의 네 가지 주요 구역으로 나뉘며, 각각의 구역에는 제주의 전통 신앙과 일상 풍습을 상징하는 조각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전시에서 가장 상징적인 조각은 돌하르방으로, 이는 18세기 제주 읍성의 문 앞에 세워졌던 남성성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수호석상입니다. 정원에는 원형 복원 조각과 지역별 다양한 형태의 돌하르방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그 차이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마을 입구에 재앙을 막기 위해 세워졌던 현무암 재질의 마을 수호석으로, 제주의 여러 지역에서 수집한 원형을 바탕으로 충실하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관람객의 흥미를 끄는 부분은 전통 제주 무속 의례를 조각 형태로 재현한 제단 구역입니다. 고사나 초감제와 같은 의례가 해설판과 함께 소개되어 시각적인 즐거움은 물론, 체험을 통한 교육적 가치도 제공합니다. 맷돌, 돌담, 토기 등 전통 공동체 도구와 구조물도 전시되어 있어 제주의 민속 생활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정원을 따라 걸으면 제주의 계절 풍경과 조화된 설치물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봄철의 노란 유채꽃과 가을의 억새밭은 특히 인상적이며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촬영지로 손꼽힙니다. 모든 조각은 현지의 현무암과 송이석 등 화산암으로 제작되어 자연과 지역 정체성이 깊이 통합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궁극적으로 이 공간은 ‘야외 민속 박물관’으로 기능하며, 제주의 전통문화와 자연, 정신세계, 공동체 정신을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유치원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교육기관의 현장학습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주돌문화공원 관람시간